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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아이들의 유튜브 시청 어떻게 지도 하고 계시나요?
    저희집 아이들도 중2 초5 입니다 당연히 유튜브영상 시청합니다. 장점: 본인의 관심있는 직업희망의 유튜브를 찾아 듣고 제품파악하고 심지어 메모까지 합니다 단점: 유튜브어..

    이슈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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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속의 오늘 , 4월 20일!
    2020년 4월 20일 월요일,“곡우에 비가 오니 코로나19도 걱정 없다!”“2020년에 다시 신작로를 추억하다!”“브라운관에..

    a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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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팟 10회] 바늘귀가 너무 작아 슬프다 | 봄나물 예찬 | 착각은 자유 | 부지깽이 미학
    문학읽어주는여자시즌2[에세이팟] 사이버작가의 에세이 작품읽기아컴 사이버작가의 에세이 작품 읽기 - 수련 | 가을청송 | 올리비아 | 최지인 문학읽어주는 여자 시즌2 프로그램, 에세..

    수다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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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7회 팟쿡] 봄나물의 제왕, 식탁위의 보물, 두릅.
    (여자라테시즌2) 제37회 [정화백의 팟~쿡!] 봄의 나른함을 깨우는 두릅, 두루두루 몸에 좋은 두릅과 두릅 요리.​ 4~5월 입맛을 돋우고, 몸에도 좋은 두릅 요리, 어떠세요..

    수다팟

  • 우리나라 출산율,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요?
    진솔하게 이 문제를 쓰겠습니다. 물론 아이들 키우는데는 많은 돈이 드는건 사실입니다. 자기 밥그릇 자기가 가지고 태어난다고 저희들의 부모님은 그러셨죠. 베이비부머 세대들 무척 고생..

    이슈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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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동에 중독되다시피 한 남친을 이해할 수가 없네요!ㅠㅠ
    비교적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즐기고 있는 남친이...저와의 관계 이후에도 집에서 야동을 즐기는 것 같아요.거의 매일 탐닉하다시피 하는 남친의 속마음,뭘까요?--궁금녀--많이 불쾌하..

    부부의성#미개인 #친일청산 #좋은흔적남기기운동 #물신숭배사조퇴치 #마피아소탕 #가화만사성 #일제순사아바타집단검피아소탕 #골수친일친미매국노윤석열처형 #내란수괴윤석열일당소탕으로내란종식완성 #내란의힘국민적골수친일매국노집단국짐당해산 #변절전문가수구꼴통내란범김문수처형 #잔챙이잡범촉새한동훈은비번까고딸년과함께수사받거라 #깐족마왕싸가지여혐자이준석아웃 #무당정치퇴출 #김건희특검 #똥치무당콜걸쥴리일당천벌

  • 봄나물 몇 가지 먹다 보니 어느새 5월입니다.

    자유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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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유] 여자 명기? 남자 명기도 존재한다!
    섹스를 모르는 여자들은 말한다. 페니스, 그게 별거냐고.섹스를 조금 안다는 여자들은 말한다. 페니스에 죽고 페니스에 산다고.섹스를 잘 아는 여자들은 말한다. 페니스, 내 손안에 ..

    부부의성

  • 주말 건강식
    주말 건강식 그냥 봄나물 무침 반찬으로 함께하면 건강해질 듯

    워킹맘끼리! 톡

  • 봄나물 무침으로
    오늘은 봄나물 무침으로가족 건강 챙겨 보려 합니다

    워킹맘끼리! 톡

사이버작가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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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메산골 버스정류장엔
    오일장이 오면보따리 보따리 봄나물 팔러가는사람들로떠들썩 하던두메산골 버스정류장엔오고가는 사람 하나 없이덩그러니 버드나무 한 그루만 꽃봉오리 틔우며지키고 서 있습니다아무도없는 쓸쓸한..

    시와 사진

  • 그림의 떡이 된 감
    유일하게 있는 감나무 한 그루해마다 노란감들이 탐스럽게 달렸어도임자가 있다는 무성한 소문에누구 하나 손댈 수 없는한마디로 그림의 떡이 되버린 감올해도감잎은 떨어져 나뭇가지만 앙상한..

    시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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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19일-金값된 봄나물 ‘그림의 떡’
    3월19일-金값된 봄나물 ‘그림의 떡’꽃 피는 걸 시샘한다 해서 붙여진 ‘꽃샘추위’.그 탓에 잠시나마 녹았던 마음,도로 얼어붙었다.봄나물..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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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11일-입맛 없을때 봄나물로 ‘으라차차’
    3월11일-입맛 없을때 봄나물로 ‘으라차차’기압은 날씨뿐만 아니라우리 몸에도 영향을 미친다.일조량이 적은 저기압에서는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줄어..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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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나물에 투영된 재래시장의 단상 염정금 오매 환장하겠네 근질대는 이 기운 어찌할 거나 눈 녹는 개천이 돌돌 휘돌면 버들강아지 통통하게 물이 오르고 잦은 봄비에 가지마다 톡톡 새순이 돋는 봄 보릿고개 시절 고봉으로 떠 담아도 늘 허기져 볼 언저리 마른버짐 피었던 우리들 밥은 묵었냐 몸은 괜찮냐 입버릇처럼 챙겨주시는 할매 목소리 밥 굶지 않은 21세기에도 자꾸만 환청으로 들려와 바구니 옆에 끼고 논두렁 밭두렁을 휘돌며 갓 싹 올린 달래 냉이 씀바귀를 찾는다 자작시 봄날처럼 학기말 봄 방학이면 시골 할머니 댁에 다녀오곤 했다. 그 때마다 옆에 사는 동갑내기 아이와 들로 산으로 쑥과 냉이, 달래 등 봄나물을 캐러 다녔다. 외할머니는 캐온 나물을 데쳐 들기름 잔뜩 넣어 무쳐 주었고 나물 캐느라 밥 때를 놓친 나는 밥 두 그릇은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우곤 했다. 그래서일까? 할머니 댁에 가면 늘 할머니의 인사가 “밥은 먹었냐? 몸은 괜찮냐?” 였고 행여 손주 살 내릴까 싶어서인지 고봉으로 밥을 퍼 주셨다. 김장김치가 적당하게 익는 것을 넘어 시큼해진 요즘, 달래. 냉이, 씀바귀는 향긋함으로 입맛을 살리고도 겨우내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무기질을 아낌없이 제공한다. 하지만 이런 봄나물이 가난한 시절 곡식을 대신했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다는 것을 아는 젊은이들이 얼마나 될까? 쌀은 떨어지고 보리 수확마저 먼 보리 고개 시절, 산야의 나물로도 배를 채우지 못해 나무껍질이나 풀뿌리로 배를 채워야했다는 할머니와 어머니의 곡절한 사연을 들었던 세대다. 3월에 들어서면서 길 가 풀숲을 헤치고 쑥과 냉이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간혹 동천 변이나 공원 변에서 쑥과 냉이를 캐는 아주머니가 한 둘 눈에 띄긴 하지만 요즘엔 쑥, 냉이, 달래 봄나물들이 대량으로 재배되어서인지 바구니 옆에 끼고 나물 캐러 다니는 처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며칠 전 농협마트에 들렸다 포장된 쑥과 보리 싹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 할머니와 어머니가 자주 끓여주시던 토장국 생각이 나 사 왔다. 할머니와 어머니가 그랬듯 쌀 뜨물 진하게 받고 보리새우까지 넣어 끓였는데도 향이 진하지 않았다. 하기야 요즘 나물도 대량으로 재배하기 때문에 노지 나물과는 맛이 다를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실망이 컸다. ‘남창 재래시장에 가면 분명 노지 나물이 있을 거야.’ 어릴 적 논두렁 밭두렁을 헤매며 캤던 나물을 떠 올리며 아래 장 채소 전을 찾았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채소 전엔 줄기가 긴 재배 쑥과 다른 짧고 도톰한 줄기에 잎이 풍성한 쑥부터 시작해 잎보다 뿌리가 통통한 냉이, 달래, 여린 머위 등 봄나물들이 오는 손님들을 반겼다. 한눈에 봐도 논두렁, 밭두렁에서 캐온 야생 봄나물임을 알 수 있었다. 어릴 적 할머니 댁에 가면 겨울엔 쌀뜨물 진하게 받아 시래깃국을 뜨끈하게 끓여 주시고. 봄이면 손수 캔 쑥에 쌀가루를 넣어 만든 쑥버무리와 냉이, 달래, 씀바귀를 캐와 조물조물 무친 봄나물로 입맛을 돋우었다. 그리고 여름, 가을이면 가지나물, 밀가루 묻힌 여린 고추무침으로 밥 한 그릇을 뚝딱 먹게 하곤 해서인지 지금도 몸살 기운이 있거나 입맛을 잃을 때면 할머니의 시래깃국과 봄나물 반찬이 생각나곤 한다. 그래서일까? “밥은 먹었냐? 몸은 괜찮냐?” 봄나물 파는 할머니 모습에서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투영되었고 봄 향기를 넘어 초등 시절, 외할머니 댁을 찾을 때면 입버릇처럼 말씀하시곤 하셨던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그리고 그 앞에 놓인 쑥과 냉이, 달래가 반기는 것이 마치 할머니 댁에 들어선 듯 푸근했다. 현산면에 사신다는 할머니가 밭둑에서 직접 채취해 왔다는 쑥, 냉이, 달래를 사와 봄 밥상을 차렸다. 봄 도다리쑥국, 냉이나물, 달래장이 곁들어진 밥상! 오랫동안 잊고 산 추억의 빗장을 풀고 아스라한 기억들을 불러들였다. 남편도 봄엔 봄 도다리쑥국이 최고라며 엄지를 척 세웠다. 올봄, 향긋한 봄 밥상을 전한 재래시장은 외할머니의 깊은 정이 배인 봄나물 추억 외에도 어린 시절부터 글을 쓰고 싶다는 야심을 키운 장소이기도 하다. 어머니는 5일 장인 재래시장을 보러 갈 때면 꼭 나를 데리고 갔다. 이것저것 사서 들고 다니려면 힘들어서인지 중간에 나를 세워두고 장을 휘돌며 물건을 사기 위해서였다. 언제나 장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물건을 산 장소에 나를 있게 한 뒤 물건을 사러 다니셨다. 그리고 간간이 사온 생선이나 채소 등을 들고 와 내 곁에 두고 또다시 다른 것을 사러 가셨다. 그 사이 우두커니 서 있던 나는 기다림이 지루하기보다 나만의 즐거운 상상에 젖곤했다. 물건을 앞에 두고 꾸벅꾸벅 조는 꼬막 장수 할머니에게선 갯벌에서 일하던 모습이 상상되고, 수북한 나물 대야 앞에 둔 아주머니에게선 논두렁, 밭두렁을 다니며 나물 캐던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그 사람들과 함께 사는 사람들까지 떠올리며 나만의 이야기를 꾸며 상상하는 즐거움에 취할 수 있었다. 시린 발을 동동 굴려야 하는 맵찬 겨울과 뙤약볕에 구슬땀이 얼굴을 타고 흐르는 여름도 있었지만 달래, 냉이, 씀바귀, 돌나물 등의 각종 나물이 가득한 봄과 감, 밤, 배, 대추 등 풍성한 가을의 재래시장은 무안한 상상력을 키워주는 곳이었다. 무엇보다 채소 전이나 어물 전에 서 있는 날이면 팔고 사며 하는 이야기 속에서 알아가는 채소, 나물, 생선의 이름은 마치 우리 산야, 바다에서 만난 사람들처럼 정겨웠었다. 이처럼 재래시장은 어릴 적 즐거운 상상력을 키워주기도 하였지만 북적거리며 오가는 사람들과 펄떡이는 생선, 싱싱한 야채 등을 보며 생명의 약동을 일깨우는 장소이기도 하였다. 재래시장의 추억은 어디 이뿐일까. 시장을 다 보신 후 사 주신 설설 끓듯 내어온 뜨끈한 순대 국밥이나 팥죽은 지금까지 잊을 수 없는 맛으로 자리해 곧잘 찾는 음식이다. 어쩌면 사람들을 보며 상상하는 이야기보다 그 끝에 따르는 순대 국밥과 팥죽 때문에 두 말없이 어머니를 따라나섰는지도 모르지만....... 이처럼 전통 5일 장은 대형 마트에서 살 수 없는 우리 토종 재료를 살 수 있는 것을 넘어 사람살이까지 엿보는 재미가 쏠쏠한 곳이였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 찾은 시장에선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이웃, 친지들을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는 정겨움을 통해 그 간 살이의 정보를 듣는 훈훈한 장소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어물전의 질척임과 비릿한 내음은 바닷사람의 짠 내음 나는 고단함이 전해지고 누릿함이 코를 후비는 육 전에서는 소 한 마리를 잡던 옛 고향 마을 잔치 같은 풍성함이 전해진다. 각종 채소를 파는 채 전에서는 바구니 옆에 끼고 산야를 휘돌던 추억이 새록새록 솟구치곤 하였다. 유리 칸에 말끔하게 진열된 대형 마트의 상품은 잘 다듬어져 편리하긴 하지만 진득한 그리움, 정겨움, 훈훈함이 느껴지지 않아 마음이 울적할 때면 일부러 전통시장인 아랫장을 찾는다. 북적임, 질척임, 소란함, 훈훈함, 넉넉함, 정겨움이 두 팔로 안아 반기는 아랫장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할머니, 어머니 품에 안긴 듯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다음 남창 장엔 어물 전에 들려 봄철 제일 맛있다는 멍게 가득 사와 멍게 비빔밥을 해 먹어야겠다. 봄나물에 투영된 재래시장의 단상 염정금 오매 환장하겠네 근질대는 이 기운 어찌할 거나 눈 녹는 개천이 돌돌 휘돌면 버들강아지 통통하게 물이 오르고 잦은 봄비에 가지마다 톡톡 새순이 돋는 봄 보릿고개 시절 고봉으로 떠 담아도 늘 허기져 볼 언저리 마른버짐 피었던 우리들 밥은 묵었냐 몸은 괜찮냐 입버릇처럼 챙겨주시는 할매 목소리 밥 굶지 않은 21세기에도 자꾸만 환청으로 들려와 바구니 옆에 끼고 논두렁 밭두렁을 휘돌며 갓 싹 올린 달래 냉이 씀바귀를 찾는다 자작시 봄날처럼 학기말 봄 방학이면 시골 할머니 댁에 다녀오곤 했다. 그 때마다 옆에 사는 동갑내기 아이와 들로 산으로 쑥과 냉이, 달래 등 봄나물을 캐러 다녔다. 외할머니는 캐온 나물을 데쳐 들기름 잔뜩 넣어 무쳐 주었고 나물 캐느라 밥 때를 놓친 나는 밥 두 그릇은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우곤 했다. 그래서일까? 할머니 댁에 가면 늘 할머니의 인사가 “밥은 먹었냐? 몸은 괜찮냐?” 였고 행여 손주 살 내릴까 싶어서인지 고봉으로 밥을 퍼 주셨다. 김장김치가 적당하게 익는 것을 넘어 시큼해진 요즘, 달래. 냉이, 씀바귀는 향긋함으로 입맛을 살리고도 겨우내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무기질을 아낌없이 제공한다. 하지만 이런 봄나물이 가난한 시절 곡식을 대신했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다는 것을 아는 젊은이들이 얼마나 될까? 쌀은 떨어지고 보리 수확마저 먼 보리 고개 시절, 산야의 나물로도 배를 채우지 못해 나무껍질이나 풀뿌리로 배를 채워야했다는 할머니와 어머니의 곡절한 사연을 들었던 세대다. 3월에 들어서면서 길 가 풀숲을 헤치고 쑥과 냉이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간혹 동천 변이나 공원 변에서 쑥과 냉이를 캐는 아주머니가 한 둘 눈에 띄긴 하지만 요즘엔 쑥, 냉이, 달래 봄나물들이 대량으로 재배되어서인지 바구니 옆에 끼고 나물 캐러 다니는 처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며칠 전 농협마트에 들렸다 포장된 쑥과 보리 싹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 할머니와 어머니가 자주 끓여주시던 토장국 생각이 나 사 왔다. 할머니와 어머니가 그랬듯 쌀 뜨물 진하게 받고 보리새우까지 넣어 끓였는데도 향이 진하지 않았다. 하기야 요즘 나물도 대량으로 재배하기 때문에 노지 나물과는 맛이 다를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실망이 컸다. ‘남창 재래시장에 가면 분명 노지 나물이 있을 거야.’ 어릴 적 논두렁 밭두렁을 헤매며 캤던 나물을 떠 올리며 아래 장 채소 전을 찾았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채소 전엔 줄기가 긴 재배 쑥과 다른 짧고 도톰한 줄기에 잎이 풍성한 쑥부터 시작해 잎보다 뿌리가 통통한 냉이, 달래, 여린 머위 등 봄나물들이 오는 손님들을 반겼다. 한눈에 봐도 논두렁, 밭두렁에서 캐온 야생 봄나물임을 알 수 있었다. 어릴 적 할머니 댁에 가면 겨울엔 쌀뜨물 진하게 받아 시래깃국을 뜨끈하게 끓여 주시고. 봄이면 손수 캔 쑥에 쌀가루를 넣어 만든 쑥버무리와 냉이, 달래, 씀바귀를 캐와 조물조물 무친 봄나물로 입맛을 돋우었다. 그리고 여름, 가을이면 가지나물, 밀가루 묻힌 여린 고추무침으로 밥 한 그릇을 뚝딱 먹게 하곤 해서인지 지금도 몸살 기운이 있거나 입맛을 잃을 때면 할머니의 시래깃국과 봄나물 반찬이 생각나곤 한다. 그래서일까? “밥은 먹었냐? 몸은 괜찮냐?” 봄나물 파는 할머니 모습에서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투영되었고 봄 향기를 넘어 초등 시절, 외할머니 댁을 찾을 때면 입버릇처럼 말씀하시곤 하셨던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그리고 그 앞에 놓인 쑥과 냉이, 달래가 반기는 것이 마치 할머니 댁에 들어선 듯 푸근했다. 현산면에 사신다는 할머니가 밭둑에서 직접 채취해 왔다는 쑥, 냉이, 달래를 사와 봄 밥상을 차렸다. 봄 도다리쑥국, 냉이나물, 달래장이 곁들어진 밥상! 오랫동안 잊고 산 추억의 빗장을 풀고 아스라한 기억들을 불러들였다. 남편도 봄엔 봄 도다리쑥국이 최고라며 엄지를 척 세웠다. 올봄, 향긋한 봄 밥상을 전한 재래시장은 외할머니의 깊은 정이 배인 봄나물 추억 외에도 어린 시절부터 글을 쓰고 싶다는 야심을 키운 장소이기도 하다. 어머니는 5일 장인 재래시장을 보러 갈 때면 꼭 나를 데리고 갔다. 이것저것 사서 들고 다니려면 힘들어서인지 중간에 나를 세워두고 장을 휘돌며 물건을 사기 위해서였다. 언제나 장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물건을 산 장소에 나를 있게 한 뒤 물건을 사러 다니셨다. 그리고 간간이 사온 생선이나 채소 등을 들고 와 내 곁에 두고 또다시 다른 것을 사러 가셨다. 그 사이 우두커니 서 있던 나는 기다림이 지루하기보다 나만의 즐거운 상상에 젖곤했다. 물건을 앞에 두고 꾸벅꾸벅 조는 꼬막 장수 할머니에게선 갯벌에서 일하던 모습이 상상되고, 수북한 나물 대야 앞에 둔 아주머니에게선 논두렁, 밭두렁을 다니며 나물 캐던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그 사람들과 함께 사는 사람들까지 떠올리며 나만의 이야기를 꾸며 상상하는 즐거움에 취할 수 있었다. 시린 발을 동동 굴려야 하는 맵찬 겨울과 뙤약볕에 구슬땀이 얼굴을 타고 흐르는 여름도 있었지만 달래, 냉이, 씀바귀, 돌나물 등의 각종 나물이 가득한 봄과 감, 밤, 배, 대추 등 풍성한 가을의 재래시장은 무안한 상상력을 키워주는 곳이었다. 무엇보다 채소 전이나 어물 전에 서 있는 날이면 팔고 사며 하는 이야기 속에서 알아가는 채소, 나물, 생선의 이름은 마치 우리 산야, 바다에서 만난 사람들처럼 정겨웠었다. 이처럼 재래시장은 어릴 적 즐거운 상상력을 키워주기도 하였지만 북적거리며 오가는 사람들과 펄떡이는 생선, 싱싱한 야채 등을 보며 생명의 약동을 일깨우는 장소이기도 하였다. 재래시장의 추억은 어디 이뿐일까. 시장을 다 보신 후 사 주신 설설 끓듯 내어온 뜨끈한 순대 국밥이나 팥죽은 지금까지 잊을 수 없는 맛으로 자리해 곧잘 찾는 음식이다. 어쩌면 사람들을 보며 상상하는 이야기보다 그 끝에 따르는 순대 국밥과 팥죽 때문에 두 말없이 어머니를 따라나섰는지도 모르지만....... 이처럼 전통 5일 장은 대형 마트에서 살 수 없는 우리 토종 재료를 살 수 있는 것을 넘어 사람살이까지 엿보는 재미가 쏠쏠한 곳이였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 찾은 시장에선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이웃, 친지들을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는 정겨움을 통해 그 간 살이의 정보를 듣는 훈훈한 장소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어물전의 질척임과 비릿한 내음은 바닷사람의 짠 내음 나는 고단함이 전해지고 누릿함이 코를 후비는 육 전에서는 소 한 마리를 잡던 옛 고향 마을 잔치 같은 풍성함이 전해진다. 각종 채소를 파는 채 전에서는 바구니 옆에 끼고 산야를 휘돌던 추억이 새록새록 솟구치곤 하였다. 유리 칸에 말끔하게 진열된 대형 마트의 상품은 잘 다듬어져 편리하긴 하지만 진득한 그리움, 정겨움, 훈훈함이 느껴지지 않아 마음이 울적할 때면 일부러 전통시장인 아랫장을 찾는다. 북적임, 질척임, 소란함, 훈훈함, 넉넉함, 정겨움이 두 팔로 안아 반기는 아랫장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할머니, 어머니 품에 안긴 듯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다음 남창 장엔 어물 전에 들려 봄철 제일 맛있다는 멍게 가득 사와 멍게 비빔밥을 해 먹어야겠다. 봄나물에 투영된 재래시장의 단상 염정금 오매 환장하겠네 근질대는 이 기운 어찌할 거나 눈 녹는 개천이 돌돌 휘돌면 버들강아지 통통하게 물이 오르고 잦은 봄비에 가지마다 톡톡 새순이 돋는 봄 보릿고개 시절 고봉으로 떠 담아도 늘 허기져 볼 언저리 마른버짐 피었던 우리들 밥은 묵었냐 몸은 괜찮냐 입버릇처럼 챙겨주시는 할매 목소리 밥 굶지 않은 21세기에도 자꾸만 환청으로 들려와 바구니 옆에 끼고 논두렁 밭두렁을 휘돌며 갓 싹 올린 달래 냉이 씀바귀를 찾는다 자작시 봄날처럼 학기말 봄 방학이면 시골 할머니 댁에 다녀오곤 했다. 그 때마다 옆에 사는 동갑내기 아이와 들로 산으로 쑥과 냉이, 달래 등 봄나물을 캐러 다녔다. 외할머니는 캐온 나물을 데쳐 들기름 잔뜩 넣어 무쳐 주었고 나물 캐느라 밥 때를 놓친 나는 밥 두 그릇은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우곤 했다. 그래서일까? 할머니 댁에 가면 늘 할머니의 인사가 “밥은 먹었냐? 몸은 괜찮냐?” 였고 행여 손주 살 내릴까 싶어서인지 고봉으로 밥을 퍼 주셨다. 김장김치가 적당하게 익는 것을 넘어 시큼해진 요즘, 달래. 냉이, 씀바귀는 향긋함으로 입맛을 살리고도 겨우내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무기질을 아낌없이 제공한다. 하지만 이런 봄나물이 가난한 시절 곡식을 대신했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다는 것을 아는 젊은이들이 얼마나 될까? 쌀은 떨어지고 보리 수확마저 먼 보리 고개 시절, 산야의 나물로도 배를 채우지 못해 나무껍질이나 풀뿌리로 배를 채워야했다는 할머니와 어머니의 곡절한 사연을 들었던 세대다. 3월에 들어서면서 길 가 풀숲을 헤치고 쑥과 냉이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간혹 동천 변이나 공원 변에서 쑥과 냉이를 캐는 아주머니가 한 둘 눈에 띄긴 하지만 요즘엔 쑥, 냉이, 달래 봄나물들이 대량으로 재배되어서인지 바구니 옆에 끼고 나물 캐러 다니는 처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며칠 전 농협마트에 들렸다 포장된 쑥과 보리 싹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 할머니와 어머니가 자주 끓여주시던 토장국 생각이 나 사 왔다. 할머니와 어머니가 그랬듯 쌀 뜨물 진하게 받고 보리새우까지 넣어 끓였는데도 향이 진하지 않았다. 하기야 요즘 나물도 대량으로 재배하기 때문에 노지 나물과는 맛이 다를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실망이 컸다. ‘남창 재래시장에 가면 분명 노지 나물이 있을 거야.’ 어릴 적 논두렁 밭두렁을 헤매며 캤던 나물을 떠 올리며 아래 장 채소 전을 찾았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채소 전엔 줄기가 긴 재배 쑥과 다른 짧고 도톰한 줄기에 잎이 풍성한 쑥부터 시작해 잎보다 뿌리가 통통한 냉이, 달래, 여린 머위 등 봄나물들이 오는 손님들을 반겼다. 한눈에 봐도 논두렁, 밭두렁에서 캐온 야생 봄나물임을 알 수 있었다. 어릴 적 할머니 댁에 가면 겨울엔 쌀뜨물 진하게 받아 시래깃국을 뜨끈하게 끓여 주시고. 봄이면 손수 캔 쑥에 쌀가루를 넣어 만든 쑥버무리와 냉이, 달래, 씀바귀를 캐와 조물조물 무친 봄나물로 입맛을 돋우었다. 그리고 여름, 가을이면 가지나물, 밀가루 묻힌 여린 고추무침으로 밥 한 그릇을 뚝딱 먹게 하곤 해서인지 지금도 몸살 기운이 있거나 입맛을 잃을 때면 할머니의 시래깃국과 봄나물 반찬이 생각나곤 한다. 그래서일까? “밥은 먹었냐? 몸은 괜찮냐?” 봄나물 파는 할머니 모습에서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투영되었고 봄 향기를 넘어 초등 시절, 외할머니 댁을 찾을 때면 입버릇처럼 말씀하시곤 하셨던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그리고 그 앞에 놓인 쑥과 냉이, 달래가 반기는 것이 마치 할머니 댁에 들어선 듯 푸근했다. 현산면에 사신다는 할머니가 밭둑에서 직접 채취해 왔다는 쑥, 냉이, 달래를 사와 봄 밥상을 차렸다. 봄 도다리쑥국, 냉이나물, 달래장이 곁들어진 밥상! 오랫동안 잊고 산 추억의 빗장을 풀고 아스라한 기억들을 불러들였다. 남편도 봄엔 봄 도다리쑥국이 최고라며 엄지를 척 세웠다. 올봄, 향긋한 봄 밥상을 전한 재래시장은 외할머니의 깊은 정이 배인 봄나물 추억 외에도 어린 시절부터 글을 쓰고 싶다는 야심을 키운 장소이기도 하다. 어머니는 5일 장인 재래시장을 보러 갈 때면 꼭 나를 데리고 갔다. 이것저것 사서 들고 다니려면 힘들어서인지 중간에 나를 세워두고 장을 휘돌며 물건을 사기 위해서였다. 언제나 장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물건을 산 장소에 나를 있게 한 뒤 물건을 사러 다니셨다. 그리고 간간이 사온 생선이나 채소 등을 들고 와 내 곁에 두고 또다시 다른 것을 사러 가셨다. 그 사이 우두커니 서 있던 나는 기다림이 지루하기보다 나만의 즐거운 상상에 젖곤했다. 물건을 앞에 두고 꾸벅꾸벅 조는 꼬막 장수 할머니에게선 갯벌에서 일하던 모습이 상상되고, 수북한 나물 대야 앞에 둔 아주머니에게선 논두렁, 밭두렁을 다니며 나물 캐던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그 사람들과 함께 사는 사람들까지 떠올리며 나만의 이야기를 꾸며 상상하는 즐거움에 취할 수 있었다. 시린 발을 동동 굴려야 하는 맵찬 겨울과 뙤약볕에 구슬땀이 얼굴을 타고 흐르는 여름도 있었지만 달래, 냉이, 씀바귀, 돌나물 등의 각종 나물이 가득한 봄과 감, 밤, 배, 대추 등 풍성한 가을의 재래시장은 무안한 상상력을 키워주는 곳이었다. 무엇보다 채소 전이나 어물 전에 서 있는 날이면 팔고 사며 하는 이야기 속에서 알아가는 채소, 나물, 생선의 이름은 마치 우리 산야, 바다에서 만난 사람들처럼 정겨웠었다. 이처럼 재래시장은 어릴 적 즐거운 상상력을 키워주기도 하였지만 북적거리며 오가는 사람들과 펄떡이는 생선, 싱싱한 야채 등을 보며 생명의 약동을 일깨우는 장소이기도 하였다. 재래시장의 추억은 어디 이뿐일까. 시장을 다 보신 후 사 주신 설설 끓듯 내어온 뜨끈한 순대 국밥이나 팥죽은 지금까지 잊을 수 없는 맛으로 자리해 곧잘 찾는 음식이다. 어쩌면 사람들을 보며 상상하는 이야기보다 그 끝에 따르는 순대 국밥과 팥죽 때문에 두 말없이 어머니를 따라나섰는지도 모르지만....... 이처럼 전통 5일 장은 대형 마트에서 살 수 없는 우리 토종 재료를 살 수 있는 것을 넘어 사람살이까지 엿보는 재미가 쏠쏠한 곳이였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 찾은 시장에선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이웃, 친지들을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는 정겨움을 통해 그 간 살이의 정보를 듣는 훈훈한 장소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어물전의 질척임과 비릿한 내음은 바닷사람의 짠 내음 나는 고단함이 전해지고 누릿함이 코를 후비는 육 전에서는 소 한 마리를 잡던 옛 고향 마을 잔치 같은 풍성함이 전해진다. 각종 채소를 파는 채 전에서는 바구니 옆에 끼고 산야를 휘돌던 추억이 새록새록 솟구치곤 하였다. 유리 칸에 말끔하게 진열된 대형 마트의 상품은 잘 다듬어져 편리하긴 하지만 진득한 그리움, 정겨움, 훈훈함이 느껴지지 않아 마음이 울적할 때면 일부러 전통시장인 아랫장을 찾는다. 북적임, 질척임, 소란함, 훈훈함, 넉넉함, 정겨움이 두 팔로 안아 반기는 아랫장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할머니, 어머니 품에 안긴 듯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다음 남창 장엔 어물 전에 들려 봄철 제일 맛있다는 멍게 가득 사와 멍게 비빔밥을 해 먹어야겠다. 봄나물에 투영된 재래시장의 단상 염정금 오매 환장하겠네 근질대는 이 기운 어찌할 거나 눈 녹는 개천이 돌돌 휘돌면 버들강아지 통통하게 물이 오르고 잦은 봄비에 가지마다 톡톡 새순이 돋는 봄 보릿고개 시절 고봉으로 떠 담아도 늘 허기져 볼 언저리 마른버짐 피었던 우리들 밥은 묵었냐 몸은 괜찮냐 입버릇처럼 챙겨주시는 할매 목소리 밥 굶지 않은 21세기에도 자꾸만 환청으로 들려와 바구니 옆에 끼고 논두렁 밭두렁을 휘돌며 갓 싹 올린 달래 냉이 씀바귀를 찾는다 자작시 봄날처럼 학기말 봄 방학이면 시골 할머니 댁에 다녀오곤 했다. 그 때마다 옆에 사는 동갑내기 아이와 들로 산으로 쑥과 냉이, 달래 등 봄나물을 캐러 다녔다. 외할머니는 캐온 나물을 데쳐 들기름 잔뜩 넣어 무쳐 주었고 나물 캐느라 밥 때를 놓친 나는 밥 두 그릇은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우곤 했다. 그래서일까? 할머니 댁에 가면 늘 할머니의 인사가 “밥은 먹었냐? 몸은 괜찮냐?” 였고 행여 손주 살 내릴까 싶어서인지 고봉으로 밥을 퍼 주셨다. 김장김치가 적당하게 익는 것을 넘어 시큼해진 요즘, 달래. 냉이, 씀바귀는 향긋함으로 입맛을 살리고도 겨우내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무기질을 아낌없이 제공한다. 하지만 이런 봄나물이 가난한 시절 곡식을 대신했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다는 것을 아는 젊은이들이 얼마나 될까? 쌀은 떨어지고 보리 수확마저 먼 보리 고개 시절, 산야의 나물로도 배를 채우지 못해 나무껍질이나 풀뿌리로 배를 채워야했다는 할머니와 어머니의 곡절한 사연을 들었던 세대다. 3월에 들어서면서 길 가 풀숲을 헤치고 쑥과 냉이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간혹 동천 변이나 공원 변에서 쑥과 냉이를 캐는 아주머니가 한 둘 눈에 띄긴 하지만 요즘엔 쑥, 냉이, 달래 봄나물들이 대량으로 재배되어서인지 바구니 옆에 끼고 나물 캐러 다니는 처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며칠 전 농협마트에 들렸다 포장된 쑥과 보리 싹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 할머니와 어머니가 자주 끓여주시던 토장국 생각이 나 사 왔다. 할머니와 어머니가 그랬듯 쌀 뜨물 진하게 받고 보리새우까지 넣어 끓였는데도 향이 진하지 않았다. 하기야 요즘 나물도 대량으로 재배하기 때문에 노지 나물과는 맛이 다를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실망이 컸다. ‘남창 재래시장에 가면 분명 노지 나물이 있을 거야.’ 어릴 적 논두렁 밭두렁을 헤매며 캤던 나물을 떠 올리며 아래 장 채소 전을 찾았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채소 전엔 줄기가 긴 재배 쑥과 다른 짧고 도톰한 줄기에 잎이 풍성한 쑥부터 시작해 잎보다 뿌리가 통통한 냉이, 달래, 여린 머위 등 봄나물들이 오는 손님들을 반겼다. 한눈에 봐도 논두렁, 밭두렁에서 캐온 야생 봄나물임을 알 수 있었다. 어릴 적 할머니 댁에 가면 겨울엔 쌀뜨물 진하게 받아 시래깃국을 뜨끈하게 끓여 주시고. 봄이면 손수 캔 쑥에 쌀가루를 넣어 만든 쑥버무리와 냉이, 달래, 씀바귀를 캐와 조물조물 무친 봄나물로 입맛을 돋우었다. 그리고 여름, 가을이면 가지나물, 밀가루 묻힌 여린 고추무침으로 밥 한 그릇을 뚝딱 먹게 하곤 해서인지 지금도 몸살 기운이 있거나 입맛을 잃을 때면 할머니의 시래깃국과 봄나물 반찬이 생각나곤 한다. 그래서일까? “밥은 먹었냐? 몸은 괜찮냐?” 봄나물 파는 할머니 모습에서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투영되었고 봄 향기를 넘어 초등 시절, 외할머니 댁을 찾을 때면 입버릇처럼 말씀하시곤 하셨던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그리고 그 앞에 놓인 쑥과 냉이, 달래가 반기는 것이 마치 할머니 댁에 들어선 듯 푸근했다. 현산면에 사신다는 할머니가 밭둑에서 직접 채취해 왔다는 쑥, 냉이, 달래를 사와 봄 밥상을 차렸다. 봄 도다리쑥국, 냉이나물, 달래장이 곁들어진 밥상! 오랫동안 잊고 산 추억의 빗장을 풀고 아스라한 기억들을 불러들였다. 남편도 봄엔 봄 도다리쑥국이 최고라며 엄지를 척 세웠다. 올봄, 향긋한 봄 밥상을 전한 재래시장은 외할머니의 깊은 정이 배인 봄나물 추억 외에도 어린 시절부터 글을 쓰고 싶다는 야심을 키운 장소이기도 하다. 어머니는 5일 장인 재래시장을 보러 갈 때면 꼭 나를 데리고 갔다. 이것저것 사서 들고 다니려면 힘들어서인지 중간에 나를 세워두고 장을 휘돌며 물건을 사기 위해서였다. 언제나 장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물건을 산 장소에 나를 있게 한 뒤 물건을 사러 다니셨다. 그리고 간간이 사온 생선이나 채소 등을 들고 와 내 곁에 두고 또다시 다른 것을 사러 가셨다. 그 사이 우두커니 서 있던 나는 기다림이 지루하기보다 나만의 즐거운 상상에 젖곤했다. 물건을 앞에 두고 꾸벅꾸벅 조는 꼬막 장수 할머니에게선 갯벌에서 일하던 모습이 상상되고, 수북한 나물 대야 앞에 둔 아주머니에게선 논두렁, 밭두렁을 다니며 나물 캐던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그 사람들과 함께 사는 사람들까지 떠올리며 나만의 이야기를 꾸며 상상하는 즐거움에 취할 수 있었다. 시린 발을 동동 굴려야 하는 맵찬 겨울과 뙤약볕에 구슬땀이 얼굴을 타고 흐르는 여름도 있었지만 달래, 냉이, 씀바귀, 돌나물 등의 각종 나물이 가득한 봄과 감, 밤, 배, 대추 등 풍성한 가을의 재래시장은 무안한 상상력을 키워주는 곳이었다. 무엇보다 채소 전이나 어물 전에 서 있는 날이면 팔고 사며 하는 이야기 속에서 알아가는 채소, 나물, 생선의 이름은 마치 우리 산야, 바다에서 만난 사람들처럼 정겨웠었다. 이처럼 재래시장은 어릴 적 즐거운 상상력을 키워주기도 하였지만 북적거리며 오가는 사람들과 펄떡이는 생선, 싱싱한 야채 등을 보며 생명의 약동을 일깨우는 장소이기도 하였다. 재래시장의 추억은 어디 이뿐일까. 시장을 다 보신 후 사 주신 설설 끓듯 내어온 뜨끈한 순대 국밥이나 팥죽은 지금까지 잊을 수 없는 맛으로 자리해 곧잘 찾는 음식이다. 어쩌면 사람들을 보며 상상하는 이야기보다 그 끝에 따르는 순대 국밥과 팥죽 때문에 두 말없이 어머니를 따라나섰는지도 모르지만....... 이처럼 전통 5일 장은 대형 마트에서 살 수 없는 우리 토종 재료를 살 수 있는 것을 넘어 사람살이까지 엿보는 재미가 쏠쏠한 곳이였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 찾은 시장에선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이웃, 친지들을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는 정겨움을 통해 그 간 살이의 정보를 듣는 훈훈한 장소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어물전의 질척임과 비릿한 내음은 바닷사람의 짠 내음 나는 고단함이 전해지고 누릿함이 코를 후비는 육 전에서는 소 한 마리를 잡던 옛 고향 마을 잔치 같은 풍성함이 전해진다. 각종 채소를 파는 채 전에서는 바구니 옆에 끼고 산야를 휘돌던 추억이 새록새록 솟구치곤 하였다. 유리 칸에 말끔하게 진열된 대형 마트의 상품은 잘 다듬어져 편리하긴 하지만 진득한 그리움, 정겨움, 훈훈함이 느껴지지 않아 마음이 울적할 때면 일부러 전통시장인 아랫장을 찾는다. 북적임, 질척임, 소란함, 훈훈함, 넉넉함, 정겨움이 두 팔로 안아 반기는 아랫장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할머니, 어머니 품에 안긴 듯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다음 남창 장엔 어물 전에 들려 봄철 제일 맛있다는 멍게 가득 사와 멍게 비빔밥을 해 먹어야겠다. ㅈ 봄나물에 투영된 재래시장의 단상 염정금 오매 환장하겠네 근질대는 이 기운 어찌할 거나 눈 녹는 개천이 돌돌 휘돌면 버들강아지 통통하게 물이 오르고 잦은 봄비에 가지마다 톡톡 새순이 돋는 봄 보릿고개 시절 고봉으로 떠 담아도 늘 허기져 볼 언저리 마른버짐 피었던 우리들 밥은 묵었냐 몸은 괜찮냐 입버릇처럼 챙겨주시는 할매 목소리 밥 굶지 않은 21세기에도 자꾸만 환청으로 들려와 바구니 옆에 끼고 논두렁 밭두렁을 휘돌며 갓 싹 올린 달래 냉이 씀바귀를 찾는다 자작시 봄날처럼 학기말 봄 방학이면 시골 할머니 댁에 다녀오곤 했다. 그 때마다 옆에 사는 동갑내기 아이와 들로 산으로 쑥과 냉이, 달래 등 봄나물을 캐러 다녔다. 외할머니는 캐온 나물을 데쳐 들기름 잔뜩 넣어 무쳐 주었고 나물 캐느라 밥 때를 놓친 나는 밥 두 그릇은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우곤 했다. 그래서일까? 할머니 댁에 가면 늘 할머니의 인사가 “밥은 먹었냐? 몸은 괜찮냐?” 였고 행여 손주 살 내릴까 싶어서인지 고봉으로 밥을 퍼 주셨다. 김장김치가 적당하게 익는 것을 넘어 시큼해진 요즘, 달래. 냉이, 씀바귀는 향긋함으로 입맛을 살리고도 겨우내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무기질을 아낌없이 제공한다. 하지만 이런 봄나물이 가난한 시절 곡식을 대신했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다는 것을 아는 젊은이들이 얼마나 될까? 쌀은 떨어지고 보리 수확마저 먼 보리 고개 시절, 산야의 나물로도 배를 채우지 못해 나무껍질이나 풀뿌리로 배를 채워야했다는 할머니와 어머니의 곡절한 사연을 들었던 세대다. 3월에 들어서면서 길 가 풀숲을 헤치고 쑥과 냉이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간혹 동천 변이나 공원 변에서 쑥과 냉이를 캐는 아주머니가 한 둘 눈에 띄긴 하지만 요즘엔 쑥, 냉이, 달래 봄나물들이 대량으로 재배되어서인지 바구니 옆에 끼고 나물 캐러 다니는 처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며칠 전 농협마트에 들렸다 포장된 쑥과 보리 싹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 할머니와 어머니가 자주 끓여주시던 토장국 생각이 나 사 왔다. 할머니와 어머니가 그랬듯 쌀 뜨물 진하게 받고 보리새우까지 넣어 끓였는데도 향이 진하지 않았다. 하기야 요즘 나물도 대량으로 재배하기 때문에 노지 나물과는 맛이 다를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실망이 컸다. ‘남창 재래시장에 가면 분명 노지 나물이 있을 거야.’ 어릴 적 논두렁 밭두렁을 헤매며 캤던 나물을 떠 올리며 아래 장 채소 전을 찾았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채소 전엔 줄기가 긴 재배 쑥과 다른 짧고 도톰한 줄기에 잎이 풍성한 쑥부터 시작해 잎보다 뿌리가 통통한 냉이, 달래, 여린 머위 등 봄나물들이 오는 손님들을 반겼다. 한눈에 봐도 논두렁, 밭두렁에서 캐온 야생 봄나물임을 알 수 있었다. 어릴 적 할머니 댁에 가면 겨울엔 쌀뜨물 진하게 받아 시래깃국을 뜨끈하게 끓여 주시고. 봄이면 손수 캔 쑥에 쌀가루를 넣어 만든 쑥버무리와 냉이, 달래, 씀바귀를 캐와 조물조물 무친 봄나물로 입맛을 돋우었다. 그리고 여름, 가을이면 가지나물, 밀가루 묻힌 여린 고추무침으로 밥 한 그릇을 뚝딱 먹게 하곤 해서인지 지금도 몸살 기운이 있거나 입맛을 잃을 때면 할머니의 시래깃국과 봄나물 반찬이 생각나곤 한다. 그래서일까? “밥은 먹었냐? 몸은 괜찮냐?” 봄나물 파는 할머니 모습에서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투영되었고 봄 향기를 넘어 초등 시절, 외할머니 댁을 찾을 때면 입버릇처럼 말씀하시곤 하셨던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그리고 그 앞에 놓인 쑥과 냉이, 달래가 반기는 것이 마치 할머니 댁에 들어선 듯 푸근했다. 현산면에 사신다는 할머니가 밭둑에서 직접 채취해 왔다는 쑥, 냉이, 달래를 사와 봄 밥상을 차렸다. 봄 도다리쑥국, 냉이나물, 달래장이 곁들어진 밥상! 오랫동안 잊고 산 추억의 빗장을 풀고 아스라한 기억들을 불러들였다. 남편도 봄엔 봄 도다리쑥국이 최고라며 엄지를 척 세웠다. 올봄, 향긋한 봄 밥상을 전한 재래시장은 외할머니의 깊은 정이 배인 봄나물 추억 외에도 어린 시절부터 글을 쓰고 싶다는 야심을 키운 장소이기도 하다. 어머니는 5일 장인 재래시장을 보러 갈 때면 꼭 나를 데리고 갔다. 이것저것 사서 들고 다니려면 힘들어서인지 중간에 나를 세워두고 장을 휘돌며 물건을 사기 위해서였다. 언제나 장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물건을 산 장소에 나를 있게 한 뒤 물건을 사러 다니셨다. 그리고 간간이 사온 생선이나 채소 등을 들고 와 내 곁에 두고 또다시 다른 것을 사러 가셨다. 그 사이 우두커니 서 있던 나는 기다림이 지루하기보다 나만의 즐거운 상상에 젖곤했다. 물건을 앞에 두고 꾸벅꾸벅 조는 꼬막 장수 할머니에게선 갯벌에서 일하던 모습이 상상되고, 수북한 나물 대야 앞에 둔 아주머니에게선 논두렁, 밭두렁을 다니며 나물 캐던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그 사람들과 함께 사는 사람들까지 떠올리며 나만의 이야기를 꾸며 상상하는 즐거움에 취할 수 있었다. 시린 발을 동동 굴려야 하는 맵찬 겨울과 뙤약볕에 구슬땀이 얼굴을 타고 흐르는 여름도 있었지만 달래, 냉이, 씀바귀, 돌나물 등의 각종 나물이 가득한 봄과 감, 밤, 배, 대추 등 풍성한 가을의 재래시장은 무안한 상상력을 키워주는 곳이었다. 무엇보다 채소 전이나 어물 전에 서 있는 날이면 팔고 사며 하는 이야기 속에서 알아가는 채소, 나물, 생선의 이름은 마치 우리 산야, 바다에서 만난 사람들처럼 정겨웠었다. 이처럼 재래시장은 어릴 적 즐거운 상상력을 키워주기도 하였지만 북적거리며 오가는 사람들과 펄떡이는 생선, 싱싱한 야채 등을 보며 생명의 약동을 일깨우는 장소이기도 하였다. 재래시장의 추억은 어디 이뿐일까. 시장을 다 보신 후 사 주신 설설 끓듯 내어온 뜨끈한 순대 국밥이나 팥죽은 지금까지 잊을 수 없는 맛으로 자리해 곧잘 찾는 음식이다. 어쩌면 사람들을 보며 상상하는 이야기보다 그 끝에 따르는 순대 국밥과 팥죽 때문에 두 말없이 어머니를 따라나섰는지도 모르지만....... 이처럼 전통 5일 장은 대형 마트에서 살 수 없는 우리 토종 재료를 살 수 있는 것을 넘어 사람살이까지 엿보는 재미가 쏠쏠한 곳이였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 찾은 시장에선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이웃, 친지들을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는 정겨움을 통해 그 간 살이의 정보를 듣는 훈훈한 장소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어물전의 질척임과 비릿한 내음은 바닷사람의 짠 내음 나는 고단함이 전해지고 누릿함이 코를 후비는 육 전에서는 소 한 마리를 잡던 옛 고향 마을 잔치 같은 풍성함이 전해진다. 각종 채소를 파는 채 전에서는 바구니 옆에 끼고 산야를 휘돌던 추억이 새록새록 솟구치곤 하였다. 유리 칸에 말끔하게 진열된 대형 마트의 상품은 잘 다듬어져 편리하긴 하지만 진득한 그리움, 정겨움, 훈훈함이 느껴지지 않아 마음이 울적할 때면 일부러 전통시장인 아랫장을 찾는다. 북적임, 질척임, 소란함, 훈훈함, 넉넉함, 정겨움이 두 팔로 안아 반기는 아랫장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할머니, 어머니 품에 안긴 듯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다음 남창 장엔 어물 전에 들려 봄철 제일 맛있다는 멍게 가득 사와 멍게 비빔밥을 해 먹어야겠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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