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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사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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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3년차..
전 고등학교때부터 하숙하고, 기숙사생활하면서
가족과는 떨어져 지냈습니다.
그리고 서울로 대학을 오면서 언니랑 둘이 살았구요.
명절이면 별로 애틋할 것도 없이 기차표 끊고
집에서 갖다놓은 빈 김치통들고 가서 엄마아빠보고...
저에게 명절이라는건 그리 큰 의미가 아니였죠.
그런데 결혼을 하고보니 명절이 되면 왜이리 맘이 찡~한지...
결혼전에는 그냥 명절이니까
구하기 힘든 기차표 구하느라 애쓰고,
북적이는 사람들한테 치이면서도 갔던 집이,
이제는 가고 싶어도 못가고,
혹 가더라도 맘 편히 있질 못하겠어요.
게다가 저도 아이를 낳고 키워보니
맘이 너무너무 달라지더군요.
명절날 아침에 엄마랑 통화를 하면 왜이리 눈물이 나는지...
명절이라는 풍습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렸을땐 친척들도 많이 모이고, 맛있는 음식에
두둑한 용돈으로 내가 사고 싶었던것도 살수 있었던 명절..
전 제 아이에게도 그런 명절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제 딸도 저와 같은 처지가 될 것을 생각하니 맘이 아픕니다.
우리추석 풍습에 '반보기'라는 것이 있더군요.
추석때면 농가도 한가하고 곡식도 많으니,
며느리에게 떡이나 술등을 들고 친정에가서
혈육과 회포를 푸는 기회를 주었다고 해요.
그리고 친정이 너무 멀거나 사정이 있는 경우엔
친정과의 중간 지점을 정하여 친정어머니와 만나게 했답니다.
이 풍습을 살려서
설에는 시댁, 추석은 친정으로 가는 것은 어떨까요?
그렇담 많은 며느리들이 힘든 음식 준비하면서도
그리 억울 하지만은 않을 것 같네요.
그리고 며느리자리에서는 시댁에서 허리가 휘도록 일만하고,
딸입장에서 친정에가면 티비보고 누워서 상받는 일도 없겠죠?
명절을 맞아 심란한 마음에 가져본 희망사항입니다.
그리고 오늘 수업중에 '내가 바라는 추석'이란 제목으로 글을 썼는데,
한 아이가 그렇게 썼더군요.
"우리 엄마는 추석만되면 맨날 부엌에서 일만 하는데,
이번 추석에는 우리 엄마가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참 기특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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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nson |
2002-09-14 02:08: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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