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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하게 반발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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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어진 등을 피곤한 그대로 구부리신채로 형님께서는 나물을 다듬으신다.
전을 부치다가 아들녀석이 울길래, 젖을 물리러 나는 부엌을 잠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맡은 일은 전을 모두 부치는 것 이다.
쉬면 쉰 시간만큼 오래 일을 해야한다.
아들녀석을 재운 후, 남은 전을 모두 부치고 밀린 설겆이를 한다.
형님은 탕국을 준비중이시다.
이래저래, 나는 울 신랑 욕, 형님은 아주버님 흉을 보며 지루한 시간을 보낸다.
"형님.............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
"뭐?"
"형님.. 너무 미련하신 것 같아요.........."
마음속에 꾹꾹 참아왔던 말을 내뱉는다.
정말 해도 너무하신다.
온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하고 겨우
저녁으로 자장면을 시켜먹는데, 아주버님은 동네 친구분들 불러다
카드하시면서 온갖거 다 시키신다.
때마침 아들녀석이 깨서 나는 기저귀갈아주랴, 젖 물리랴, 정신이 없었다.
자장면을 한젖가락 입에 델라치면, 아주버님께서 부르신다.
"희진이 엄마, 재떨이!"
달려가서 재떨이를 대령하고 온다.
5초나 지났을까?
"희진이 엄마, 이쑤시개 어딨노?"
"아이고, 내가 맘편히 밥을 못먹는다."
그런식으로 10분상간에 무려 10번은 드나드신 형님께서는
퉁퉁 불은 자장면을 개작개작 드신다.
모두들 잠든 시각..
우리들의 할 일은 아직도 멀었다.
남자들은 술이취해 잔다. 내 남편도 마찬가지다.
이번 추석엔 꼭 도와주고마, 약속하던 내 남편도 결국엔 술에취해 곤드라져 잔다.
누군 명절에 친구들 만나고싶지 않나?
누군 명절에 기분내고 싶지 않은가?
이집안 남자들의 명절은 친구만나는 날이며, 선후배 만나는 날이며,
만나 모여서 카드나 하고, 술이나 마시고, 노래 부르러나 가는 날이다.
오직 명절은 남자들의 유흥을 위해 생긴것 처럼..
시부모님들께서 살아생전이셨다면 이러진 않았을 것을..
적어도 가족들끼리 도란도란 모여 소담스런 이야기 나눌 분위기는 되지 않겠는가.
우리집에선 그런 일상적인 명절은 "사치" 다.
명절은 담배연기, 자욱한 술냄세나는 집에서 남자들의 시끌한 목소리가 가득한 분위기.
새벽 5시에 일어나 제기닦고 준비를 하니,
6시에 남자들은 큰집에 먼저 절을 하러갔다가 7시에 우리집으로 왔다.
음복을 핑계로 또 술이 한 잔 들어간다.
한잔술에 안주삼아 또 계집들을 종년 부리듯이 부려먹는다.
큰집, 작은집, 우리집..남자들 10명은 된다.
그많은 사람들 음복을 한꺼번에 상을 나누어 봐야한다.
조카상, 어른들상, 손자(촌수가 높아서)들상..
정말..이런말..나쁘지만.. 평소엔 않그렇지만, 이럴땐 난 아주버님이 싫다..
모두들 작은집으로 절을하러 8시쯤에 우르르 나간다.
그제야, 나와, 형님은 맥빠진 모습으로 설겆으를 끝낸후
부엌에 마주 앉아 아침을 주섬주섬 먹는다.. 내가봐도 측은하다......
10시쯤 모두 돌아오면 이젠 우리도 모두 녹초다..
베직히 들어앉으신 아주버님의 특기는 다시 시작된다.
"커피"
형님께서는 묵묵부답.. 피곤에 겹친 눈으로 아주버님께 애교있게 말한다.
"당신이 한 잔 타와봐여"
고개돌린 아주버님은 나를 빤히 쳐다보신다.
"재숫씨 가서 커피한잔 타오소!"
할 말을 잃었다.
"네.............................."
축쳐진 내 어깨를 본 남편이 아주버님께 톡쏜다.
"형이 좀 해라"
물론 그냥 농담식으로 한 말.. 아주버님도 신경 전혀 않쓴다.
그렇게 12시 까지 있다보면 아주버님 친구분들이 오셔서 또 한판 카드를 한다거나,
아니면 시누이가 들이닥친다.
시누이? 집에와서 그야말로 손하나 까딱 않한다.
"경아야~ 물 좀 가져온니라~"
"네~"
"경아야~ 여기 탕국 더 가져온니라~"
"네~"
물론 시누이 나에게 잘해주지만, 그렇다고 힘든 사람 일시키는건 밉다.
시누이는 집에서 살림은 전혀 않하는 사람이다(거짓말 아님)
그러나, 어쩌랴.. 개 도 지집에선 50점 따고 들어간다는데...
이번 추석만큼은 모두가 함께하는 명절을 만들고싶었다.
그러나,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되는일이 아니다.
나와 아주버님의 나이차이만 해도 20살 이상난다.
형님은 그런 아주버님의 심부름에 이력이 났는지,
내가 아주버님 너무하다며 형님 역성을 들어도 막상 그러고보면 아주버님 편이시다.
당신 남편이라 그러신가?
ㅡㅡㅋ
에라~ 모르겠다.
넉달뒤면 또 설이다.
설 뒤엔 아버님 제사다. 바로 어머님 제사도 있구나..
제사땐 정각12시에 제사를 모시기때문에 더 곤횩이다.
이래저래 다 끝내면 새벽4시다.
씻고 잘 준비하면 5시다..
7시에 아주버님 칼 같이 깨우신다.
"밥줘!"
후~~~~~~~~~~~~~~~~~~~~~~~~~~~~~내가 뭐하러 이집안에 시집을 왔나?
해마다 명절이 되면, 나는 며느리 로써가 아니라,
한 남자의 아내로써가 아니라, 그저 일하러온 종인것 같아서 서글프다..
이일은 죽을때까지 계속 될 것이다............
허허!! 큰일이로세!!
정말... 우리집 남자들이 각성 할 수있게,
매스컴에서라도 여자들의 곤횩을 떠들어댔으면 좋겠다.
에구구.. 그래도 달라지려나?
정말...........................
소리쳐 반발하고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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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이스 |
2002-09-26 23:48:21 |
ñ : 1 | from 211.107.152.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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