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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유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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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년시절속에 기억되는 명절은 정말 즐거운 날이었다.
모처럼 보는 친척들,사촌형제들과 맛깔스런 음식들이 맘을 들뜨게 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한집안의 며느리로써 맞이 하는 명절은 우울하기만하다. 가득차려진 상앞에서 난 맘놓고 먹을수도 없고 음식냄새에 질려 입맛마저 가신다. 한쪽부엌에서 쭈그려앉아 다리 한번 제대로 펴보지 못하고 허겁지겁먹어야만 하는 내신세. 완전 거지꼴이다.
무슨 할말들이 많은지 방안에 가만히 앉아 이거저거 갖다달라 시키는 남정네들. 먹는다고 수고가 많다. 저러다 배터져 죽는건 아닌지?
명절날 분위기는 집안의 어른들에따라 많이 좌우되는거 같다. 여자를 우습게아는 집안에선 하루종일 일만하게 만들고, 여자를 존중해줄줄아는 집안에선 여유와 휴식을 준다. 시대가 바뀌고 법이 바뀌어도 이시대의 명절법은 바뀔줄 모른다. 왜일까? 곰곰생각해보면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거 같다.
우선은 제일 권한을 많이 누리는 남자들은 상황이 바뀌는게 싫을게다. 같이 일하고 거들자하면 무지 귀찮아할게다. 그네들은 먹는법만 몸에 익혔기에 상다리들고 설거지하라면 기절할지도 모르는일이다.
그다음으론 여성내의 권력암투다. 같은 여자끼리도 패가 갈린다.
권력상위에 있는 여자들은 겉으론 내색안하지만 속으로는 아래사람의 못마땅한 행실에 칼을 품는다. 그러곤 교묘한 방법으로 골탕을 먹인다. 요즘엔 아래사람이 웃사람을 물먹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정말 여자끼리도 단합안된다. 누가 일을 더하고 덜하고에 신경이 곤두서다보니 조상이 고맙다기보단 웬수같이 느껴진다.
해마다 반복되는 이 악순환의 고리를 과연 끊을수 없을까?
우선은 제사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을거 같다. 불필요한 음식을 잔뜩 상에 올려놓는것보다 평소 그분이 좋아했던 음식중심으로 간소하게 차리는거다.
그다음엔 집안의 어른되시는분이 먼저 일을 공평히 배분시키면 어떨까싶다. 예를 들어 아들은 방청소, 며느리는 설거지, 본인은 제사상정리 이런식으로 일을 분배한다면 억울하게 한사람만 고생할일은 없을거 같다. 물론 이리될려면 어른이 깨여있으신 분이어야 할거다.
마지막으론 여자들이 똘똘뭉쳐 의기투합하는거다. 남자들은 여자들이 차려주지않음 물도 못마시는 족속이기에 대항하다가는 굶어죽을게다.
정말 우리 주부들이 나서지 않음 안될거 같다. 물론 그길이 가시밭길이겠지만, 이땅의 많은 딸들을 위해서는 뭔가 이루어놓고 죽어야하지않을까? 오늘부터라도 남편을 훈련시키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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