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йȣ
̹۰ Ȩ
þ
Ҽ
Ʈ
ȭ/
()
ȭ
TV й
츮 ̾߱
(߾â)
׸ ִ ۹
ٽ а
ǰ
   
     
 

-

ٶ ,繮ȭ ?

-

(籸üⰡ)...by ̹ ۰
 
 
기다려지는 추석
 
결혼을 앞두고 친정엄마와 전 심한 말다툼을 했어요.
엄마의 충고가 너무 싫었거든요. 엄마는 8남매의 맏며느리였거든요.
그런데 제가 결혼하려는 집도 5남매의 맏며느리 자리였거든요.
엄마는 다른 것 다 제치고도 맏며느리 자리라는 것을 무척 싫어하셨어요. 당신이 살아온 지난 삶이 너무 고되고 힘들었기 때문이죠.

우여곡절끝에 전 그 맏며느리 자리에 냉큼 앉아서 서서히 제 인생의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답니다.
시집온 첫 해 부터 전 1년에 7번의 제사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직장르 다니는 관계로 제사준비는 너무 힘들었죠. 게다가 밥도 잘 할 줄 모르는 풋내기 새댁이 제사를 지내려니 모르는 것은 많고 손은 서툴고, 시어머니는 당신이 하실 것만 몇 가지 해놓고 방에 들어 가시면 저 혼자 쩔절매고 준비했답니다.

이렇게 몇 년을 보내다 보니 저도 모르게 소위 "반란"을 꿈꾸게 되었죠.여성의 진정한 가정에서의 위치는 무엇이며, 또 어떻게 사는 것이 현명하게 가정을 이끌며 집안 분위기도 살릴 것인가?
한동안 제 생각은 여성으로 태어난 삶에 회의를 느꼈답니다.

요즘에 대부분 여성들은 파워우먼입니다. 직장일도 잘 하며 가정도 잘 꾸려 나가는 것이 현대여성의 위치라고 전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건 생각일 뿐 실제 집에서의 여성은 가정부 그 자체죠.
남자들은 직장다녀와서 앉아서 TV보고 밥먹고 자면 끝이지만 ,여자는
그게 아니죠. 온갖 집안 일을 다 해야하며 다음 날 아침 정신없이 출근하고 또 시댁일에 적극나서야 어른들께 꾸중을 받지않죠.

이런 여성의 삶에 전 종지부를 찍었답니다.
전 12년차 주부입니다. 물론 지금도 일을 갖고 있답니다. 그래서 저는 지난 삶을 되돌아보고 이제 지혜롭게 7번의 제사와 명절을 맞이하려 합니다.

생각해 보면 제사와 명절이 힘들고 고된 것은 아니더군요.
저희는 명절때 시어머니와 작은어머니들은 거의 일을 안하십니다.(작은어머니는 거의 오시지도 않습니다) 저와 동서가 다 하죠. 단, 설 때만드는 만두와 추석 때의 송편만큼은 아직도 저희 어머님께서 직접 만드십니다.

한동안은 일하는 게 너무 싫어서 짜증을 내며 "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정말 지겹다."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아서 제사며 명절때는 그 날이 오기 일 주일 전부터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 날이 기다려 집니다.

우리는 제사나 명절 때는 남편과 아이들과 항상 시장에 같이 다닙니다. 시장에 가기 전에 이번에는 어떤 음식을 만들어 먹을까?
가족들과 의논후 시장에 가서 같이 장을 보니까 재료를 사는 즐거움도 재미있더라고요.
그리고 집에 와서는 파, 마늘,야채 등 다듬는 것은 남편이 도와주고
나머지는 동서와 제가 나눠서 재빨리 한답니다.(분업) 이렇게 하다보면 반나절이면 모든 준비가 끝나고 우린 차와 과일을 먹으면서 담소를 나누곤 한답니다.
또 명절 때도 식사가 끝나면 식구들이 모두 둘러 앉아 윷놀이를 하기도 하고 그동안의 일을 얘기하며 보낸답니다. 이 때 항상 며느리들은 술상을 챙기느라 자리에 앉지 못했지만 ,제가 2년전에 동서를 맞이 한 후부터는 같이 앉아서 놀자고 제안해서 처음에 술상만 차리고 부족한 음식은 남자들이 더 갖다 먹으기로 했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가족들과 같이 어울리고 함께 웃을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그리고 시누이들이 우리 집에 오면 시누이들과 같이 반찬 만들어 먹고, 설거지도 같이 한답니다.
그리고 시누이들이 친정에 왔으니까 며느리들도 당연히 친정에 가야겠죠. 그래서 우린 서로 부담주지 않으려고 각자 친정에 가는 것에 대해 토를 달지 않기로 했답니다.

그러다보니 제사나 명절이 이제는 기다려 진답니다.
물론 일하는 것은 귀찮지만, 식구들과 같이 준비하고 같이 노는 것도 매우 유익한 시간이라고 여겨지더군요.
여자에게 명절의 의미가 무엇인가요?
단순히 일만 하는 것은 아니지요?

명절과 제사는 조상님께 감사드리며,계절의 변화 때 문안 인사하고, 나머지는 살아있는 온 가족이 모여 서로 살아가는 얘기하며 오손 도손 지내는 것 아닌가요? 정말 우리 민족의 고유한 미풍양속이죠.
이러한 삶에 자꾸 고통스러운 일만 내세우면 모든 것이 다 짜증나죠.

저의 신조는 이렇습니다.
첫째,가족들과 의논하며 서로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갖자.
둘째,시댁식구들과 친정식구들을 구분하지 말자.
셋째,내가 한마디 할 때 상대방 얘기를 세 마디 듣자.
넷째,제사와 명절은 가족들과의 즐거운 만남의 장소이다.
다섯째,음식을 만들 때는 내부모 ,내 남편과 내아이가 먹을거라고 생각하며 정성껏 사랑을 듬뿍 담아서 만들자.
여섯째,언제나 여자, 남자 구분하지 말자.

이렇게 정해 놓고 명절 때 어른들과 고모부들과 같이 지내니 정말 좋더라고요. 한동안은 시어머니께서 버릇없다고 꾸중을 주신 적도 있었어요. 그 때는 시어머니와 시누이들이 정말 미웠죠. 하지만 이제는 다 이해해주시고 같이 쉬라고 권해주세요.

시어머니가 살아온 봉건 사회의 삶이 나에게는 짐이요, 고통이요,지옥이었죠.그렇지만 당신이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나보고도 그렇게 살으라고 처음에는 그랬어요. 하지만 저의 끈질긴 도전과 모험과 인내심끝에 드디어 제 나름대로의 명절과 제사를 맞이한답니다.

지나온 어른들의 삶을 탓하며 우리의 고유풍습을 탓할 것만은 아닌 듯 싶습니다. 각자 가정에서의 분위기를 조금씩 조금씩 현실적인 삶에 접맥시킨다면 제사와 명절이 결코 괴로운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이번 추석 때는 어떤 음식을 준비하고, 집안 단장을 어떻게 할까?
벌써 기다려지내요.맏며느리 자리도 재미있어요.






 
۾ :맏며느리 짱(ysjung1222@hanmail.net) 2002-09-05 11:54:03
ñ : from 211.176.183.61